ASME 기반의 제조 경험은 유럽 원전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ASME를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 요구사항까지 충족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럽 원전 프로젝트에서 Code 경험을 실제 수행 역량으로 연결하려면 국가별 규제체계, 설비의 안전등급, 검사·승인 구조와 공급망의 역할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본 글은 LRQA Strategic Markets Director Simon Emeny가 2026 KEPIC-Week에서 발표한 ‘2026 유럽 원자력 규제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Code를 결정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체코 두코바니를 비롯해 한국 원전 기업의 유럽 프로젝트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축적해 온 ASME 경험과 제조 역량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기반입니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는 한 가지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ASME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과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한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유럽에는 EU/Euratom 및 WENRA를 기반으로 한 공통적인 원자력 안전 원칙과 프레임워크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실제 인허가와 세부 규제 요구사항은 각 국가의 법률과 규제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국가별로 규제기관, 안전등급, 검사기관과 승인 구조가 다르며, ASME, RCC-M, PED 등 적용 Code도 해당 규제체계 안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어떤 Code를 적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 질문이어야 합니다.
-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가는 어디인가?
- 공급하는 설비와 서비스의 범위는 무엇인가?
- 해당 국가의 규제체계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가?
이 세 가지를 확인한 뒤에야 적합한 Code를 선정하고, 현지 규제체계 안에서 그 적합성을 어떻게 입증할지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Olkiluoto 3 사례: 규제환경에 대한 가정이 프로젝트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Simon은 발표에서 핀란드 Olkiluoto 3를 사례로 들며, 설계 성숙도와 핀란드 규제기관 STUK의 요구사항에 대한 초기 이해, 프로젝트 참여자 간 언어와 커뮤니케이션 등이 프로젝트 수행에서 주요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례를 언급하는 목적은 프로젝트 지연의 개별 원인이나 책임 소재를 평가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경험한 규제 방식과 프로젝트 접근법이 새로운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살펴보기 위한 것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경험을 출발점으로 활용하되 초기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현지 규제기관의 역할과 요구사항
- 설계, 제작, 검사 및 승인 과정에 참여하는 기관과 책임 구조
- 공급하는 설비나 서비스에 적용되는 규제와 안전등급
- 기존 ASME 기반 시스템과 현지 요구사항 간의 차이
이러한 검토가 늦어지면 설계, 조달, 제작 또는 검사 단계에서 요구사항을 다시 반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같은 ASME를 사용해도 국가별 검사 구조는 다릅니다
국가별 규제 차이는 실제 검사 및 승인 구조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Simon은 발표에서 불가리아, 체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동일한 ASME 기반 경험을 활용하더라도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국가에 따라 추가로 검토해야 할 요구사항이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 불가리아 사례에서는 ASME 공인검사기관과 유럽의 인증·검사체계를 활용하더라도, 국가 차원의 설계 검증과 규제 요구사항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체코 사례에서는 기존의 ASME 기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지만, Czech Atomic Act와 관련 규정에 따른 안전등급, 품질·기술 안전, 적합성 평가 및 검증 요구사항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 프랑스 사례에서는 RCC-M이 널리 사용되며, ASME 적용 여부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로젝트 특성, 설비 범위와 안전등급을 기준으로 현지 원자력 규제와 검사·승인 요구사항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같은 Code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더라도 실제 규제 및 검사 구조는 국가와 프로젝트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존의 Code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해당 프로젝트의 규제체계와 검사·승인 구조 안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체코 프로젝트에서는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체코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게 ASME 경험은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이와 함께 Czech Atomic Act 및 관련 규정에 따른 요구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ASME 기준에서 우리 회사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
- 공급하는 설비는 체코 규제체계에서 어떤 안전등급에 해당하는가?
- Czech Atomic Act 및 관련 규정에 따라 어떤 기술·품질 요구사항이 적용되는가?
- 해당 설비에는 어떤 적합성 평가 및 검증 절차가 요구되는가?
- 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승인기관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 기존 ASME 검사와 체코의 적합성 평가 및 승인 절차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 이러한 요구사항이 하위 공급업체까지 동일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기존 ASME 경험을 체코의 원자력 규제체계와 적합성 평가 구조 안에 연결하고, 프로젝트 참여 조직별 역할과 책임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원전 안에 설치된다고 모두 같은 규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별 규제체계를 확인했다면, 다음은 자사가 공급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범위를 구분해야 합니다. 원전 안에 설치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설비가 동일한 원자력 Code의 적용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산업설비에는 PED, 기계류 관련 규정, ATEX 등 EU의 일반 규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원자력 안전과 직접 관련된 설비에는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와 추가적인 안전 요구사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PED는 원자력 용도로 특별히 설계되고, 고장 시 방사성 물질의 방출을 초래할 수 있는 품목을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는 규제 공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해당 품목은 일반적인 PED 체계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원자력 안전 규제체계와 관련 요구사항에 따라 관리됩니다.
이를 프로젝트 검토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트 수행 국가
→ 공급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범위
→ 적용되는 안전등급과 규제
→ 적용할 Code
→ 추가로 요구되는 검사와 승인
Code는 이 구조 안에서 검토해야 할 하나의 요소입니다.
Code를 적용했다면, 왜 적합한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럽 프로젝트의 적합성 판단에서는 어떤 표준을 사용했는지뿐 아니라, 해당 표준이 프로젝트의 안전 및 규제 요구사항을 어떻게 충족하는지도 확인합니다.
유럽의 조화표준을 적용하면 적합성 입증 경로가 상대적으로 명확할 수 있습니다. 반면 ASME Section VIII과 같은 비조화표준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표준이 요구되는 안전 수준을 어떻게 충족하는지 기술적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ASME를 적용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왜 해당 프로젝트에서 ASME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떤 안전 및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ASME에서 정의하는 발주처, 설계조직, N/NPT 스탬프 보유 조직, 공급업체 등의 역할을 실제 프로젝트 구조에 연결하고, 현지 규제기관과 검사기관의 역할 및 승인 책임까지 반영해야 합니다.
공급망 규제 대응은 1차 공급업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전 프로젝트의 규제 요구사항은 공급망을 따라 전달됩니다. 발주처와 주계약자가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하더라도 실제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는 하위 공급업체가 이를 다르게 해석하거나 적용하면 품질 및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럽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업은 공급망 전반에서 최소한 다음 항목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공급망 자격 및 역량
공급업체가 프로젝트의 품질, 기술 및 규제 요구사항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 규제 차이
현재 운영 중인 품질·검사체계와 프로젝트 수행 국가의 요구사항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Code와 규제 요구사항의 연계
ASME 등 적용 Code와 현지 원자력 규제 및 검사 요구사항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 공급업체 교육 및 인식
프로젝트 요구사항이 2차, 3차 공급업체까지 동일하게 이해되고 전달되고 있는가? - 검사 및 승인 책임
규제기관, 검사기관, 발주처, 제작사 및 공급업체의 역할과 승인 책임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가?
장기운전이나 수명연장 프로젝트에서는 최초 건설 당시와 현재의 법규 및 규제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적용한 ASME Code Year만으로 현재 프로젝트의 적합성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원전 공급망에 필요한 것은 Code 경험을 현지 규제에 연결하는 역량입니다
한국 원전 산업이 축적해 온 ASME 경험과 제조 역량은 유럽 프로젝트 참여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그러나 ASME 경험 자체가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체계와 검사·승인 구조를 먼저 파악하고, 자사가 공급하는 설비의 범위와 안전등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 위에 ASME를 비롯한 적용 Code를 연결하고, 규제기관과 검사기관, 발주처, 제작사 및 공급업체의 역할과 책임을 공급망 전반에서 명확히 해야 합니다.
유럽 원전 프로젝트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히 “ASME를 적용할 수 있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ASME를 어떤 규제 근거로 적용할 수 있으며, 해당 국가의 원자력 규제와 검사·승인 요구사항을 포함해 그 적합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국내 기업이 보유한 ASME 경험과 제조 역량을 실제 유럽 원전 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규제 대응 역량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LRQA는 글로벌 원자력 프로젝트 경험과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별 규제 요구사항 검토, 적용 Code와 규제 간 차이 분석, 공급망 자격 및 역량 검토, 검사와 프로젝트 보증을 지원합니다. 유럽 원전 프로젝트의 규제 및 공급망 대응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LRQA에 문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