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의 신뢰성 있는 산정과 보고는 기업의 투자 판단과 실행력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행을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 수립과 자원의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며, 각종 규제와 공시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과 제품의 탄소발자국이 표준에 부합하고 정확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최근 온실가스 전략은 조직 내부를 넘어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직접 배출(Scope 1)과 에너지 간접 배출(Scope 2)뿐 아니라 기타 간접 배출(Scope 3)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종 제품을 생산하거나 소재를 가공하는 조직은 Scope 3 배출까지 기존 전략에 통합하는 추세이며, 중간재를 공급하는 기업도 직접적인 규제가 없더라도 고객의 요구와 다양한 기후 리스크를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표준과 공시제도에 대한 이해 제고 필요성
최근 기후 관련 소송 중 일부는 기업의 ‘그린워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기후 목표나 환경적 책임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홍보하는 경우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부족뿐만 아니라 적합성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표준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의 검증 경험을 비추어볼 때, 아직도 많은 보고조직의 담당자들은 GHG Protocol, ISO 14064-1, ISO 14067 등 국제 온실가스 표준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낮고, 이들 간의 차이점이나 한국의 배출권거래제와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담당자는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고의성’이 있는 허위와는 다르다고 하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오는 온실가스 주장은 결국 기준에 대한 이해 부족과 검증의 부재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Scope 3 세부 카테고리 결정 프로세스 강화
Scope 3의 세부 카테고리 중 어떤 항목이 중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내부 기준을 수립해야 합니다. 중요 카테고리 결정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않으면 전략 수립이 어려워지고, 자원 배분의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급망 내에 위치한 조직이라면 자사가 밸류체인 상에서 어느 정도 배출에 기여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성품을 제조하는 기업은 자사 제품의 탄소발자국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공급업체별 배출 기여도를 평가하게 되며, 탄소 감축 전략가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공급업체에 우선 집중되기 마련입니다
Scope 3 산정의 품질 향상 필요성
Scope 3 배출을 정량화하는 데에는 데이터 품질과 불확실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전략적 우선순위 결정을 어렵게 만들며, Scope 3 리스크 관리를 기존 전략에 통합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Scope 3 산정은 통계자료나 문헌자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 개별적인 감축 노력의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 기반 데이터의 활용 비중을 점차 높여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공급망 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제3자 보증의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각국의 규제는 공급망 공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공급망 배출량의 보고 및 검증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생에너지 및 재활용 확대와 모니터링 개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재활용 원료 사용의 증가는 매우 중요한 방향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전과정에 걸쳐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기를 원하며, 원재료 역시 재활용 원료를 활용함으로써 신재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회피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매하는 소재의 재활용 함유율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재활용 원료에 대한 추적성은 사회 전반의 재활용 시스템에 의존하지만, 조직 내부에서도 공급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검증 절차에 대한 기초 지식 확보 필요성
제3자 검증은 독립된 검증기관의 주도로 이루어지지만, 보고 조직도 검증 프로세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조직들이 검증과 관련된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적의 검증 방식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검증 프로그램을 스스로 설계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검증의 목적, 기준, 범위, 결과 활용 방법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검증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자사에 적합한 검증 조건을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